안녕하세요. 영국 사는 키라입니다.
날씨가 점점 따뜻해지고 워홀 비자 받으신 분들이 점점 더 많이 넘어오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어요. 긴장되고 설레는 마음에 많은 분들이 정보를 계속 찾아보고 계실거라고 생각들어요. 사실 오늘 이 글이 부푼 꿈을 안고 오시는 분들에게 아주 희망찬 글이 되지는 못할거에요.. 영국 방들의 현실을 적을거거든요. ㅠ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불편한 글을 쓰는 이유는 어느정도 각오를 하고 와서 여러분들이 격을 충격이 덜하게 하기 위함이에요. 저는 아무도 알려주지 않아서 영국 입성 후 뷰잉하다가 워홀 포기를 고민했을 정도에요.

물론 경제적으로 무척 여유로워서 좋은 플랏을 렌트하실 수 있는 분이라면 해당사항이 없을것 입니다. :) 이런 분들은 저도 너무 부러워요..
하지만 제가 적는 글은 제가 워홀을 시작했을 때처럼 금전적인 여유가 많지 않은 워홀러, 방에 돈을 많이 쓸 수 없는 워홀러들을 위한 글이니까 읽으시고 워홀에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어요!
그렇다면 본격적으로 본론을 향해 달려볼까요?

* 영국 집 / 방 렌트의 현실
저에게 영국에 온 첫째주에 가장 힘들었던 점이 뭐였냐 한다면 바로 내 예산 안에서 렌트할 수 있는 방들의 상태였어요.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알바를 쉬어 본 적이 없었고 영국에 오기 위해 평일 회사 주말 알바 2탕씩 뛰었을 만큼 아주 넉넉하게 자라지는 않았지만 영국의 방 상태들을 보면서 내가 살아온 환경이, 한국의 집들의 평균이 얼마나 깨끗하고 좋은 환경인지를 깨달을 수 있었어요.. 대한민국 만만세..
대부분 영국의 주택 (house)들은 기본 100년 이상 되었기 때문에 많이 낡았다는 것은 기본 전제로 생각하고 뷰잉을 보셔야 마음이 편해요. 집주인이 집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사람이라면 리모델링을 잘 해뒀겠지만, 대부분의 렌트를 하는 하우스들은 집주인이 집 관리에 신경을 쓰지 않기 때문에 굉장히 낡았죠. 낡았기만 하다면 문제는 안되지만 청결도도 그리 높지 않을 확률이 높아요. 아무래도 이미 낡은 집을 관리 하지 않고 월세로 들어오는 사람이 공용공간을 얼마나 깨끗하게 치울까요? 흡사 고등학교 기숙사의 공용공간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누가 치우라고 강압적으로 해야 깨끗해지지 그렇지 않고는 그냥 더럽히고 모른척 한답니다..
그렇기 때문에 플랏메이트들이 일정금액을 모아 한달에 한번씩 청소업체 혹은 청소부를 부르지 않는 경우 공용으로 사용하는 곳들의 청결도는 매우 떨어져요. 화장실, 주방, 복도 등 손이 닿지 않는 부분들은 찌든때가 껴서 혹시라도 손이 닿을까봐 잔뜩 움추린체 생활을 하게돼요.. 한번 잘못 손 닿아서 끈쩍하는 느낌이 들면.. 마음 속에서 알 수 없는 분노가 끓어오르죠.. 내가 이런 경험 하려고 영국에 왔나 싶고..ㅠㅠ
물론 100% 이런 집만 있는 건 아니고 청소 룰이 잘 정리된 집이라던가 집주인이 청소부를 고용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집집마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는거 다시 한 번 강조드려요. 다만 대부분의 집은 청소를 플랏메이트들이 일주일에 한번씩 돌아가면서 하거나 청소 룰이 없는 경우도 있어서 이런 집의 방을 렌트하면 마음이 편안할 정도로 깨끗하지는 않아요.
저는 제가 한국인들 중 평균 이하의 청결도를 가지고 있어서 까다롭지 않을거라 생각했는데.. 영국의 방 상태를 너무 과소평가 했던거죠. 직접 와서 뷰잉을 했을 땐 너무 충격이었고 1년 정도 지나고 나서야 어느 정도의 오래되고 더러운 정도는 그냥 넘어가게 됐어요... 이것이 바로 하향평준화.. 랄까요. 남들이 더럽게 쓰면 나도 깨끗이 쓸 필요 없지..의 마인드 세팅이 됩니다. 사회가 왜 망하게 되는가를 간접 경험할 수 있어요.
화장실 같은 경우 예를 들자면 오래된 상가의 공용 화장실 정도의 청결함과 세월을 가진 화장실이 여러분들이 공유하게 될 화장실의 상태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돼요. 물론 상가 화장실만큼 불특정 다수가 쓰지는 않지만 청결도는 비슷해요..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각 방을 렌트하는 영국의 문화 상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한국만큼 비싼 집값으로 대부분의 유학생 및 자취생들이 집 하나를 통으로 빌릴 수 없고, 한국처럼 최근에 지은 오피스 형태의 건물이 많지 않기 때문에 (오래된 주택이 80%되는듯 해요.) 주택을 렌트 돌려야 하는데 이때 집을 다 뜯어서 오피스로 만들지 않는 이상 각 방을 렌트 시키는게 집주인에게 저렴하고 유리하죠.
집 주인은 최소한의 유지비용으로 집을 관리하기 때문에 기능만 유지한다면 새로 고쳐줄 이유가 없을거에요. 최악의 경우 화장실 기구 (세면대, 화장실, 샤워탭)들을 중고로 사서 (혹은 어디서 주워다가) 다는 경우도 있어요.. 제가 하는 일이 건축이기 때문에 가끔 현장에서 기존에 있던 화장실 기구들을 뜯어두면 가져가는 사람들이 있는데 대부분 이런 렌트하우스를 가지고 있는 집주인들이었습니다. (ㅠㅠ)
공용으로 이용하는 공간들은 '누가' 더럽혔냐를 일일히 대면조사해서 치우라고 할 수 없다보니 그냥 더러워지기만 할 뿐 깨끗해지지는 않더라고요. 제가 너무 스트레스 받아서 한번 날 잡고 소독까지 해가며 빡빡 문질러 닦은 주방과 화장실이 1주일도 안돼서 원상복구가 됐으니까요.. 부모님과 살던 분들 혹은 자취를 해서 내가 치운 만큼 청결도가 유지되던 분들은 이게 생각보다 스트레스가 심할거라고 생각해요. 안 그럴것 같죠? 저 한국에서 진짜 더럽게 산다 소리 듣던 사람입니다.. 근데 영국의 방 렌트 문화는 상상을 뛰어넘더라고요..
* 해결방법?
그래도 스트레스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설명 드리자면 Flat 방을 렌트하는 것 혹은 집주인이 사는 집을 렌트하는 것 입니다. Flat 도 Council Flat (영국의 임대아파트) 말고 비교적 최근에 지은 플랏에 방을 구한다면 이 스트레스가 덜할거에요. Council flat은 애초애 좋은 상태로 짓지도 않고 거기서 관리를 못한다면 100년된 하우스나 마찬가지인 청결도를 유지한답니다.
하지만 다른 flat (한국의 아파트 형식) 들은 비교적 최근에 지어졌기 때문에 모든 주방, 화장실 기구들이 청결하고 제대로 기능을 할 가능성이 커요. (세입자들이 어떻게 관리했냐에 따라 다릅니다만 100년 이상 된 주택들보다는 괜찮을 가능성이 크겠죠?)
집주인과 같이 사는 집 같은 경우 집주인이 본인이 살고 있기 때문에 집 관리를 해서 청결도가 괜찮아요. 다만 집주인과 같이 살면 불편한 점이 꽤 많아서 많은 분들이 이 방식의 렌트를 꺼려하죠.. 세입자와 집주인의 관계가 불편하지 않고 아주 친하게 지낼 수 있는 경우는 아주 드물거라고 생각해요. 집주인이랑 같이 살면 아무래도 집주인은 세입자가 집을 깔끔하게 쓰는지 약간의 감시를 하기 때문에.. 좀 불편해요 (제 개인적인 경험담 입니다). 이건 본인의 성향에 따라 결정하시면 될 것 같아요.
워홀 커뮤니티를 보면 많은 분들이 출국 전 뷰잉 없이 방을 구하고 싶어하시는 분들이 계신걸로 알고있어요. 아무래도 임시숙소는 호스텔로 많이 구하다보니 은행 계좌, NI발급 등이 어렵기 때문에 이 기간을 줄이기 위해 임시숙소를 거치지 않고 방을 렌트하시려는 분들이 있을텐데 제 개인적으로는 정말 비추하는 방법이에요. 사진으로만 집을 결정했다가 계약기간이 길어서 어쩔 수 없이 살아야 하는 경우가 많답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면 한국의 평균 집 상태들을 생각하면 안돼요! 대부분의 한국 집들은 100년 이상이 된 집이 거의 없고 아무리 오래 됐어도 60년 정도 됐을 텐데.. 한국의 가장 오래된 집들보다 오래 된 집들이 더 많으니 집과 방의 상태는 꼭 꼭 확인하시고 렌트를 결정하셔야합니다.
방 구하는 사이트에 올라온 사진들은 그냥 가구의 위치와 방 크기만 체크한다고 생각하시면 되고 실제로 가보면 사진은 밝기를 아주 높혀서 깨끗해 보였던 거구나를 깨달으실거에요. 각종 방 렌트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사진은 60%정도만 믿으면 될정도에요.. 제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워홀을 포기하고 싶었던 이유는 사실 처음 방 뷰잉들을 돌아다닐 때였어요. 아무도 저에게 영국의 집과 방들의 상태에 대해서 알려준 사람이 없었거든요.ㅠㅠ
그렇다고 이 글이 절대 부정적인 면을 강조해서 포기하게끔 하려는게 아니라 오시기 전, 방을 구하기 전 각오를 하시고 오셔서 포기하실 일이 없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아무것도 모른채 밝은 미래만 꿈꾸며 오는 워홀러들에게 충격받지 말라고 미리 알려드리는거에요. 저는 모든 분들의 청춘, 워홀을 응원하고 싶습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지만 피할 수 있다면 굳이 겪지 말자구요!
그럼 오늘은 여기서 마칠게요. 다들 마음에 쏙 드는 방을 구하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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